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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스카 축제
    믿 음/가톨릭 용어 2019. 12. 11. 08:30

    파스카 축제


    지금으로부터 3200여 년 전, 이집트 왕궁. 

    유대민족을 대표하는 모세와 이집트의 파라오가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모세는 파라오 람세스 2세에게 유대인들이 광야로 가서 제사드릴 수 있게 해 달라고 했다가 보기 좋게 거절당한다.(탈출 5,2 참조) 모세의 지팡이가 뱀으로 변하는 위협도 통하지 않았다. 모세는 이어지는 담판(탈출 7,10-13 참조)에서도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1차와 2차 협상은 실패다. 

    이제부터 모세는 모든 방법을 동원, 파라오와 정면으로 맞선다.(탈출 7,14-10,29 참조) 하지만 파라오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협박을 한다.(탈출10,28 참조) 하지만 모세가 누구인가. 만만하계 물러설 인물이 아니다. 역시 최후통첩으로 맞선다.(탈출 10,29 참조) 대단한 배포가 아닐 수 없다. 든든한 믿는 구석이 있었던 모양이다. 모세는 하느님의 섭리에 기대며 본격적 대응에 나선다. 그 대응의 마지막 카드는 이집트 모든 맏아들의 죽음이었다. "이집트에 큰 곡성이 터졌다, 초상나지 않은 집이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탈출 12,30)

     

    이집트 맏아들이 천사들에 의해 죽어나가던 그날 밤, 유대인 가정의 맏아들은 모두 무사했다. 유대인들은 모세의 지시대로 어린 양의 피를 대문에 칠했고, 이 집들은 천사가 건너뛰었기 때문이다. 결국 더 이상 버티는 것이 힘들다고 판단한 파라오는 결국 유대인들을 풀어주라는 명령을 내린다.(탈출 12,31 참조) 


    유대인들의 탈출이 시작됐다. 파라오의 마음이 언제 변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빨리 이집트 땅을 벗어나야 했다. 탈출의 긴박함 속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빵 반죽이 부풀기도 전에, 반죽 통째 옷에 싸서 어깨에 둘러메었다.(탈출 12,34) 이스라엘 백성은 먹을 때도 허리에 띠를 매고, 발에는 신을 신고, 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서둘러 먹어야 했다. 다음의 성경구절에서 탈출 당시의 긴박감을 엿볼 수 있다. 

    "그들은 이집트에서 가지고 나온 반죽으로 누룩 없는 과자를 구웠다. 반죽이 부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집트에서 쫓겨 나오느라 머뭇거릴 수가 없어서, 여행 양식도 장만하지 못하였던 것이다.(탈출 12,39)


    1차 탈출은 이뤄졌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었다. 그런데 아이들을 빼고, 걸어서 행진하는 장정만도 60만여 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원(탈출 12,37 참조)인 만큼 이동이 느릴 수밖에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파라오의 추격이 시작됐다. 정예부대가 이끄는 병거만 600 여대에 이를 정도로 대부대였다.(탈출14,7 참조) 설상가상으로 앞에는 갈대 바다가 가로막았다. 유대인들은 절규했다. 이때 모세가 하느님의 지시대로 지팡이를 내려치자 갈대 바다가 갈라졌고, 유대인들은 무사히 갈대 바다를 건너 이집트 병사들을 따돌릴 수 있었다.(탈출 14,15-31 참조) 완전한 자유의 세계로 들어간 유대인들은 기쁨에 휩싸인다. 드디어 완벽한 해방이었다. 얼마나 기쁨이 컸을까. 유대인들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발 구르며 환호한다.(탈출15,1-21 참조)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유대 민족 최대 축제가 탄생한다. 과월절 축제가 바로 그것이다. 그리스어로 파스카(pascha)로 발음되는 과월절 축제는 당초 고대 근동 지방의 봄 축제였다. 모세는 이 기간을 이집트 탈출 기회로 삼았고, 결국 성공했다. 이제 파스카는 유대인에게 있어서 억압에서 벗어나는 해방의 축제가 됐다. 이처럼 파스카 축제는 우리나라의 광복절과 같은 날이다. 

    천사들은 이집트 맏아들을 죽일 때, 어린 양의 피가 칠해진 유대인의 집은 ‘건너뛰었다’. 이집트의 추격이 맹렬했을 때, 유대인들은 갈대바다를 '건너뛰어' 약속의 땅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파스카는 죽음에서 생명으로, 노예에서 자유민으로 '건너뛴' 축복의 날이었다.

     

    이런 이유로 유대인들은 이집트를 탈출한 그 이듬해, 시나이 광야에서 첫 번째 파스카 축제를 지낸(민수9,1-14) 이후 매년 파스카 축제 때 허리에 띠를 매고, 신을 신고, 지팡이를 쥐고, 누룩 없는 빵을 먹었다. 이는 예수 시대까지 이어졌는데, 이스라엘 백성은 매년 파스카 축제날이 되면 예루살렘 성전에 모여 해방의 날을 함께 기념했다.


     - 김광수 요한 보스코 신부- 가톨릭 비타꼰 '19. 11월호 마리아 이야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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