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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믿 음/자비의 희년 2016. 3. 1. 08:30

    보편교회 자비의 특별 희년 기념 '하느님 자비에 대한 묵상'


    2주제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자비의 특별 희년은 우리가 의무감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유롭게 하느님 사랑을 발견하고 그 사랑에 응답하도록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낸 초대장입니다. 그런 우리에게 예리코의 바르티매오(마르 104652)는 매우 소증한 길동무로 다가옵니다.


    눈먼 거지 바르티매오는 어느 날 길가에 앉아 있다가 나자렛 사람 예수님이 지나간다는 소문을 듣고 큰 소리로 외치기 시작합니다.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사람들이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지만 그는 더욱 큰 소리로 외칩니다.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그의 외침에 예수님은 걸음을 멈추고 그를 불러오라고 하십니다. 사람들이 그를 부르며 말합니다. "용기를 내어 일어나게. 예수님께서 당신을 부르시네." 그러자 그는 겉옷을 벗어 던지고 벌떡 일어나 예수님께 달려갑니다. 예수님은 그를 마주대하고 물으십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그는 답합니다. "스승님, 제가 다시 볼수 있게해 주십시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그러자 그가 곧 다시 보게 되었고 곧바로 예수님을 따라 길을 나섭니다.


    이 이야기는 한 눈먼 거지의 치유보다 훨씬 깊은 차원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져줍니다.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처음에 그는 예수님에 관한 소문을 듣고 그분에게서 여느 사람처럼 자기 동냥그릇에 던져줄 동전을 바랐을 것입니다하지만 예수님께서 주신 것은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분은 길을 멈추고 자기를 불러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바르티매오는 그 순간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찾아왔음을 어렴풋이 짐작했을 것입니다. 그는 사람들의 손에 이끌려 예수님 앞에 섭니다. 그리고 그분의 음성을 듣습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생전 처음 들어본 질문 앞에서 당황한 그는 자문합니다. 나는 정말 무엇을 바라는가... 그리고 그는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솟아나는 열망을 느낍니다. 그것은 매일의 삶을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살아아 하는, 누군가의 가련한 자비심으로 던져진 동전으로 매일을 연명해야 하는 삶, 매일 반복되는 지긋지긋하고 어두운 삶으로부터 벗어나고픈 강렬한 열망이었습니다.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그가 청한 것은 그저 하루를 연명하기위해 필요한하지만 정작 그 자신의 삶에는 그 어떠한 변화도 가져다줄 수 없는 동전이 아니라지금까지 살아온 노예와 같은 삶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 열망을 예수님께 말씀드렸고, 그런 그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구원하였다."


    바르티매오에게 일어난 일은 예수님의 신비로운 힘을 통한 치유가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그것은 구원이었으며그 구원은 바르티매오의 믿음으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그 구원이란 다시 보게 되면서 주어지는 새로운 삶예수님을 따르는 삶 이었습니다. 그에게 일어난 일은 단순한 기적 이상의 것입니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 새로운 삶은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와 부활을 겪으며 완성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자비그것은 동냥그릇에 주어지는 동전과 같은 것이 아니라예수님과 만나면서 겪는 새로운 삶으로의 변화구원의 여정이라고 말입니다. 자비의 희년은 우리가 당장 필요로 하는 것을 달라고 하느님의 자비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예수님과 만나 겪게 되는 우리 자신의 삶의 변화구원의 여정을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바르티매오의 믿음은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새로운 삶을 향한 열망을 담은 온 삶의 고백이었습니다. 우리 자신을 돌아봅시다. 우리의 믿음은 어떠합니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우리 안 깊은 곳에 간직해은 열망, 우리 자신을 온전히 실현시키려는 열망을 담은 것입니까? 만약 그 열망을 발견할 수 있다면그리고 그 열망의 대상을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발견한다면우리는 일상의 삶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물으십니다. "나에게서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우리는 한 번이라도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습니까? 정말 무엇을 바라고 있느냐고? 우리는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갑니까? 우리는 정말로 새로운 삶을 꿈꾸고 있습니까? 그동안 접고 살아온 날개를 펴고 힘찬 날개짓을 하며 하늘로 날아오르고 싶습니까? 아니면 바르티매오가 처음에 외친 것처럼 당장 필요로 하는눈에 보이는 것만을 바라고 있습니까? 무엇이 지금 내가 새로운 삶구원을 꿈꾸고 실현시키는데 방해가 됩니까?


    - 수원가톨릭대학교 한민택 바오로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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