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사랑하는 우리 딸,
    글반장 2023. 2. 10. 08:30

    사랑하는 우리 딸,

    나의 늙은 모습이 너의 눈에 띄게 되는 날, 마음 졸이지 않고 나의 변화를 이해해주었으면 해. 우리가 이야기를 나눌 때, 내가 몇천번이나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대도 "아까 말씀하셨잖아요."라는 퉁명스런 말보단 다정한 표정으로 들어주렴. 네가 어린 시절, 아름다운 꿈을 꿀 수 있도록 매일 밤 똑같은 동화책을 읽어주던 나를 기억해줘.

    스마트폰 사용법을 몰라 허둥대는 나를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지 말고, 배울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면 안 될까. 아가야, 네게 밥먹는 법, 옷 갈아입는 법, 머리카락 빗는 법, 여러 삶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법을 묵묵히 알려주고 지켜봐 주었던 나잖니.

    그래. 나의 서글픈 늙음이 젊은 너의 두 눈에도 비치는 날, 마음 졸이지 말고 나의 변화를 이해해 주었으면 해.

    때로 우리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 내가 까먹는다면, 내게 다시 떠올릴 시간을 좀 주겠니. 혹여 내가 떠올리지 못하더라도, 좌절하거나 조급하게 성내지 말아 주렴. 너와 함께 하는 매일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나라는 걸 알아줘.

    내 늙고 지친 다리가 전만큼 빨리 움직이지 않을 때, 부디 손을 내밀어주겠니. 위태롭게 첫걸음마를 땐 너의 손을 꼭 쥐고 있었던 나의 따뜻한 손처럼.

    내가 너의 손에 의지하지 않고선 걷지 못하는 날이 온대도, 너무 슬퍼 말아. 삶의 마지막을 향해 가는 나를, 곁에서 사랑이라는 고결한 이름으로 이해해 주렴. 우리 딸과 함께한 선물 같았던 시간과 즐거움을 나는 소중히 여기고, 감사해 할 거야. 너를 위해서라면 항상 준비되었던 커다란 사랑과 웃음을 듬뿍 담아, 이 말 한마디만 전하고 싶다.

    사랑한다.... 우리 귀여운 딸.
    -작자 미상-

    * 출처 : http://blog.naver.com/404space

    '글반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서글퍼지는 것은  (0) 2023.02.17
    인생은 가볍게  (0) 2023.02.13
    세종대왕께서 말씀하시길  (0) 2023.02.06
    자기를 반성하는 사람은  (0) 2023.02.03
    세상은 호락호락 하지않다  (0) 2023.01.30

    댓글

© 2016. All right reserved.